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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단행본 리뷰

단행본 리뷰 - 초속 5센티미터 - 달콤하지만 씁쓸한 추억이 된 첫사랑 - 벚꽃초



하늘한 봄비가 내리던 어느날, 아직 어렸던 옛날의 첫사랑을 떠올리며 감상에 잠긴채 서점 앞을 지나가다 초속 5cm 소설 단행본을 발견했다.


그와 그녀의 고양이, 별의 목소리 등으로 유명한 감독 신카이 마코토. 그의 첫 소설 초속 5cm.

냉큼 사서 읽었다. 비닐 포장을 살짝 뜯자 라이트 노벨 형식의 작은 판형이지만 매끄럽지 않고 종이의 질감이 느껴지는 표지가 나를 반겼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윗면에 작게 배치하고 제목과 작가 명 빼고는 하얀 책이었다.

신카이 마코토의 첫소설
-그 사람이 있는 장소에 가면, 가슴속이 조금, 괴로워진다.

혼자 만들었던 애니메이션 작품
[별의 목소리]로 데뷔한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첫 소설.
자신이 감독한 영화 [초속 5센티미터]에서 말하는 그의,
그리고 그녀들의 마음속 풍경이
신카이 마코토의 말에 의해 지금, 상냥하고 섬세하게 전달된다.

마찬가지로 새하얀 띠지에는 간단한 소개글이 적혀 있었다.

책 내용은 영화와 같이 1,2,3화로 나뉘어 있었다.

1화는 벚꽃초.

영화와 같이 아카리의 이 한마디로 시작했다.

"있잖아, 마치 눈 같지?"

타카기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쓰여진 글은 영화를 글로 옮긴 듯 했지만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좀 더 상세하게 표현된 글을 읽으며 먼저 봤었던 영화가 좀 더 생동감 있게 변하는 것 같았다.

20대가 넘어가면서 부터 조금씩 잊혀지던 초등학교때의 추억을 되살리며 그때는 어떤 생각으로, 감정으로 주변을 보았는지...

타카기와 아카리를 놀리는 반 아이들의 악의 없는 놀림도 어릴적에는 엄청 큰일이었을 것이다.

둘이 손잡고 도망칠때는 타카기의 용기에 감탄하기도 하고 아카리가 전학갈때는 안타깝기도 했다.

중학교로 진학하여 반년간의 타카기의 생활은 그야말로 무미건조한 것 같다고 느꼇다.

아카리의 편지 한장으로 기뻐하는 그를 보며 부러움에 잠기기도 했다.

타카기가 저 남쪽으로 이사하게 되면서 아카리와 만날 약속을 잡고 방과 후 기차를 타고 가는데 3시간 거리가 눈으로 점점 시간을 끌게 되는 장면에서는 참 안타까웠다.

약속시간인 7시를 훨씬 넘긴 11시에 도착해서 아카리와 만난 타카기. 헤어진지 1년만인데도
두 사람은 많이 달라진 것 같았다.

1화 벚꽃초의 백미는 역시 키스신


아카리가 편지에서 말한 벚꽃나무 아래서의 두사람의 키스는 그대로 첫사랑의 추억이 되었다.

돌아가는 타카기에게 기차 타기 전 아카리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타카기는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그것은 어릴적 첫사랑을 추억으로 만드는 말이라고 생각한다.